올해 치러지는 19대 대선에서 '보수 대 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가 펼쳐질 경우, 진보진영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서울대학교 폴랩(Pollab) 연구팀, 리얼미터가 일반 국민 106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진보진영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중은 전체 응답자의 44.3%로 보수진영 후보자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중(24.8%)에 비해 20% 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진보나 보수 후보 가운데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은 31.0% 였다.
특히 스스로를 '이념적 중도층'이라고 대답한 절반 넘는 국민(53.8%)들이 진보진영 후보를 강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중도성향이라고 답한 이들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중은 45.6%로 보수진영 후보에 표를 던지겠다고 응답한 비중(12.7%) 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향후 보수진영 후보들이 돌아선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면 선거를 이기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념성향에 따른 '이탈표'도 보수진영이 진보진영보다 더 커서 취약한 구조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진보성향을 갖고 있다고 답변한 이들 가운데 보수진영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중은 2.8%에 불과했다. 반면 자신을 보수라고 답한 이들 가운데 진보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비중은 11.1%에 달해 4배나 많았다.
올해 대선 예상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투표하겠다고 한 이들은 약 75%로 지난 18대 대선 투표율(75.8%)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 진보라고 밝힌 설문자 중 56.3%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보수진영의 적극적 투표층 42.3%보다 높다는 점도 진보진영에 유리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지난 19대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던 이들 가운데 4명 중 1명(25.8%)은 올해 진보진영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반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이들 중 보수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이들은 8.6%에 불과했다. 보수진영은 세를 확장하기 전에 '집토끼(보수지지층)' 부터 제대로 단속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 대권후보들은 이념 프레임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최근 새누리당 비박계 탈당파는 보수의 가치를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당명에서 '보수'를 지웠다. 유력 대권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총장 역시 스스로를 '진보적 보수'로 명명하고, '포용적 경제성장'을 내세우며 보수 후보로서 물타기를 하고 있다.
국민들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가장 진보적인 후보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가장 보수적인 후보로 보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진보적인 후보에는 0점, 가장 보수적인 후보에는 10점을 부여하도록 한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평균 3.5점을 얻어 가장 진보적인 후보로 꼽혔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평균 6.3점을 얻어 가장 보수적인 후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박원순 서울시장(3.6점), 안희정 충남지사(3.9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4점), 김부겸 민주당 의원(4.5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0점), 남경필 경기지사(5.4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5.5점) 순으로 보수적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거 막판 보수진영의 뒷심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진영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보수·진보 양강구도로 가면서 보수세력이 결집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진영 간 인물 싸움이 될 수밖에 없고 보수에 실망했지만 진보층에 투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당수 보수층 유권자들은 결국에 결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진보후보 선호 성향이 뚜렷했다. 여성 응답자는 진보진영에 호감도 55.6점(100점 만점)을 부여한 반면 남성 유권자는 진보 진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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