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올 한해 국내주식 투자에서 7% 중반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정기적금 금리가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우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관련 외압논란이 끊이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281개 종목의 주식평가액은 91조265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작년 말의 84조6382억원보다 6조3883억원(7.5%)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2014년에는 4조6000억원 손실을 봤고 2015년 1조3000억원 수익에 그쳤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작년 말 126만원에서 지난 26일 179만8000원까지 무려 42.70%나 상승했다.
이 덕분에 국민연금 보유 지분(8.38%)의 평가액도 14조8565억원에서 21조2000억원으로 6조3435억원 늘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작년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정부 압력에 찬성을 해줬다는 의혹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문형표 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 관련자들이 잇따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문 전 이사장은 오늘 새벽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운용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전문성이 떨어져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차관 등 정부 몫 위원이 8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데다 자산운용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인물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이 올해 586개사 주주총회에서 3344건의 의안 중 89.5%인 2994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는 등 '거수기' 역할에만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처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의심받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해 같은 수익률 선전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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