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 의원 29명이 집단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의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개혁보수신당은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을 합의추대하고 친박 중심인 새누리당과의 본격적인 '보수 적통' 경쟁에 나섰다.
27일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계 의원 29명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며 창당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결별을 선언한 새누리당 내 친박 패권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국민의 절박한 외침과 진실은 외면한 채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의해 저질러진 사상 최악의 '헌법 유린'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하며 국민 앞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며 친박 패권주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개혁보수신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새누리당에 탈당계를 일괄 제출하는 동시에 새 원내교섭단체를 등록하면서 20대 국회는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3당 체제에서 4당 체제로 재편됐다. 선도탈당한 김용태 의원도 동참하면서 개혁보수신당의 의원 수는 총 30명이 됐다.
개혁보수신당은 ▲법치 실현 ▲진정한 시장경제 발전 ▲투철한 안보 ▲민생 안정을 큰 틀로 신당의 정강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4선인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했다. 정책위의장에는 3선인 이종구 의원,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재선인 정양석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많은 분들이 보수정당 분열을 우려하는 데 오늘 우리 결정이 역사적인 판단을 받고 오래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생마사(牛生馬死)'와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우리 개혁보수신당이 반드시 대세가 되고 국가를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생마사는 말이 헤엄을 잘 치지만 물을 거슬러 가다가 빠져죽는 반면 흐름에 순응한 소는 살아난다는 의미이고 만절필동은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이다. 결국 새누리당이 아닌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정당의 쇄신을 바라는 민심에 순응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유 의원은 안철수·손학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 "그분들이 우리 뜻에 동의한다면 연대할 수 있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당초 밝힌 35명에서 6명이나 줄어든 29명만 탈당을 결행하면서 개혁보수신당의 파괴력이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탈당 명단에서 이름을 뺀 의원은 5선의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나경원(4선), 강석호·박순자(3선), 윤한홍(초선)이다. 이들은 탈당파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지역 여론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은 의원직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탈당하지 못했으나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강한 참여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비주류 핵심이었던 나 의원은 신당 방향에 대한 내부 갈등으로 막판 탈당을 보류했다.
나 의원은 "새 보수 가치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유승민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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