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가 독일 체류 기간 동안 승마 훈련비 명목으로 삼성전자에서 지원받은 돈을 사사로이 사용했다는 점이 드러나는 지출 내역서가 공개됐다.
21일 중앙일보가 공개한 특검팀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씨 모녀가 지난해 6월 23일부터 9월 21일 사이 독일에 머무는 동안 작성한 ‘생활비 지출 내역서’와 ‘입출금 및 영수증 관리’ 목록에는 생필품은 물론 커피·아기목욕통·애완견용 배변판 등 사적인 지출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최씨 모녀는 독일에서 개 15마리, 고양이 5마리를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출서에는 필요한 애완견용 배변판과 울타리 등을 7월 초에 구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지난해 5월 국내에서 태어난 정씨의 아들을 위한 아기 용품도 삼성전자 지원금으로 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출서에는 6월 29일에 아기 침대, 7월 11일에 아기 목욕통·아기 용품, 7월 13일에 아기 분유를 구입했다고 쓰여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의 측근은 중앙일보를 통해 “지출 내역이 용돈 입출장처럼 자세히 적힌 것도 나중에 자신의 돈을 정확히 챙겨 (삼성에) 청구하려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씨 측근은 “지난해 5월부터 독일에서 쓴 생활비 전액을 훗날 코어스포츠에 입금된 삼성전자의 지원금에서 인출해 갔다”며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에 첫 경비 청구서를 보냈다. 자신들이 사용한 모든 비용을 합산해 81만 유로(약 10억원)를 청구했는데 삼성 측에서 비용에 대한 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고 모두 지급해 놀랐다”고 밝혔다.
지원금의 통로가 된 코어스포츠는 최씨 모녀의 독일 현지 개인회사 비덱스포츠의 전신으로 지난해 8월에 설립됐다. 코어스포츠는 삼성전자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정씨의 승마 훈련 등에 필요한 경비를 청구서에 적어 제출하는 방법으로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았다.
[온라인뉴스팀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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