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승리 4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분위기는 앞선 1~3주년 때와 달리 쓸쓸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뜻 깊은 날에 스스럼없이 축하 인사를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안타깝고 씁쓸하게만 느껴진다”며 “박 대통령 표정이나 목소리는 비교적 밝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도 박 대통령은 변호인들을 수시로 접견하며 특별검사 수사와 탄핵심판에 대비했다. 16일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 답변서를 제출해 일단 큰 일 하나를 치러냈지만,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특검 수사를 앞두고 보다 정밀한 준비작업에 나서야 한다. 탄핵안 가결에 따른 직무정지로 ‘정치적 칩거’에 돌입했다고는 하지만, 법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느라 책 한권 읽을 겨를이 없다는 전언이다.
4년전인 2012년 12월 19일 밤, 당시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수많은 인파가 박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당시 박 당선자는 “국민 모두가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며 ‘민생 대통령’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국민들은 연신 ‘박근혜’를 연호하며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축하했다.
그로부터 4년 후. 똑같은 장소엔 ‘축하 함성’ 대신 ‘촛불 함성’이 매주마다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무려 8주째 ‘박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촛불 집회가 이어졌다. 촛불 함성은 청와대 관저에서도 비교적 선명하게 들린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8차 집회 상황도 TV를 통해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참모는 “국민 여론이 헌재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부터는 여론의 추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며 “박 대통령 또한 민심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8주째 촛불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2주 연속 적지않은 인파의 맞불집회가 열린 것이 박 대통령에겐 그나마 위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보수 단체 중심의 맞불집회가 연이어 열리면서 보수층 결집 조짐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0월 24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본격화한 이후 줄곧 여론에서 일방적으로 밀려왔던 박 대통령으로서는 보수층 결집이 ‘가뭄 끝 단비’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참모는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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