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온라인 기반의 시민 참여형 보수정당을 창당하기로 뜻을 모았다. 촛불민심이 정국을 이끌어 가듯,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정책을 만들고 선거후보를 뽑는 ‘직접민주주의 모델 정당’을 이르면 내달 중 창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남 지사는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촛불 민심을 보면 직접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답이 있다”며 “다음달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 지사 핵심 측근 인사는 “신당 창당은 우선 남 지사를 비롯해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10명의 전·현직 의원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창당 과정 또 이후에 정치권은 물론 각계각층 인사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선의 김용태 의원은 이를 ‘포데모스 식의 신(新) 정당운동’으로 정의했다. 포데모스는 2015년 12월 스페인 총선에 참여해, 350석 가운데 60석을 얻어내며 33년간의 양당 구도를 허물어버린 스타트업 정당이다.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와 이념 기반은 다르지만, 유사한 정당형태를 지향한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13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남 지사 등과 함께 매주 두차례 이상 모여 신당창당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특정지역, 특정세대, 극단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시민주도형 보수정당을 만들겠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새누리당은 강남우파, 재벌우파, 영남우파, 박정희우파 등 네가지 극단으로 점철된 비정상적 정당으로 이를 해체시키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들이 디지털 정책 토론장을 기반으로 직접 정책을 만들고 토론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이 실명으로 온라인 정책토론장에 정책 제안 ▲공론장에서 정책 토론 ▲지지율 높은 정책 채택 ▲정당이 ‘시민 A가 입법제안한 B 법안’으로 국회 발의 식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이번 신당창당이 코 앞에 닥친 대선이나 특정 정치인을 염두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물 밑으로는 ‘새로운 정당’의 기치를 공유할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를 이끌고 나와 신당을 차릴 경우 여기에 합병될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 정당의 혁신 DNA가 이식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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