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무성 전 대표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다”며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지금 새누리당으로는 어떤 변신을 해도 국민이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면서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와 선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 중도 신당을 표방한 국민의당 등을 아우르는 정계개편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당이라는 건 동지들과 같이하는 것이므로 조금 더 신중하게 상의하고 여론 수렴을 하는 중”이라며 탈당 시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비주류내에서도 김 전 대표의 탈당파와 유 의원의 잔류파가 엇갈리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김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의원 20명 확보가 선결조건이다. 황영철 의원은 “저희가 (당을) 나가게 된다면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주류의 또 다른 축인 유 의원의 결단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 의원은 “탈당은 지금 꺼낼 얘기가 아니다. 지금은 당내에서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지어 친박과 비박의 갈등 봉합 여부에 대해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며 묘한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유 의원을 잘 아는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의 적자(嫡子)’라는 자부심이 강한 유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새누리당을 떠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는 이날 비상시국회의 해체를 선언하고 조직적으로 세를 불리며 압박수위를 높이는 친박에 맞서 결사체 수준의 새 모임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또 정진석 원내대표 사퇴에 따른 후임 선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6일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14일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도 재차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친박을 ‘정치적 노예’라 규정하며
황 의원은 ‘당 재산 분할 논란에 대해서는 “단 1원도 가질 생각이 없고 국민과 사회에 헌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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