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과 별 상관도 없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석방하라는 요구를 대놓고 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며 헌재 판결이 남은 만큼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퇴진에 ‘촛불 메시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일경제 취재팀이 이날 광화문 일대를 두루두루 둘러보니 세종예술문화회관과 광화문 광장, 경복궁역 로타리 등 곳곳에 이석기·한상균·이정희 3인의 석방 및 의원직 복권을 요구하는 플래카드·포스터가 내붙어 있었다.
경복궁 로타리에선 아예 방송차까지 동원해 “이들은 1년 먼저 촛불을 들었을 뿐 억울한 희생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래카드를 내건 주체는 원외좌파정당 ‘민중연합당’으로, 당원 및 당 지도부 대부분이 해산된 통진당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암살’을 패러디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표와 한 위원장을 희생양이라고 표현한 포스터도 등장했다. 이 전 의원의 경우, 대법원에서까지 내란 선동 혐의로 징역 9년형이 확정돼, 사법적 판단이 끝났고 한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광화문에서 밧줄과 쇠파이프로 경찰버스를 박살내고 불을 지르는 등의 폭력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광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박근혜 최악의 정치보복 희생양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의원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민들 동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민들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시민들은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뜨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여전히 특검과 헌재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메시지와 이념 투쟁이 난무할 경우 자칫 집회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대현 씨(29)는 “일부 정치적 단체들의 구호가 늘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며 “집회의 취지를 흐리는 일부 세력 때문에 집회 자체에 인원이 줄면서 동력까지 잃게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7차 촛불집회까지 한차례를 제외하고 개근했다는 이승규 씨(43)는 “통진당 해산 과정 자체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걸 지금 언급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집회의 순수성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엔 방송인 김제동, 소설가 김훈·황석영,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 각계각층 인사 128명이 촛불민심을 대변할 ‘온라인시민의회’를 선출하자고 제안했지만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람들의 선한 의도를 이용하지말라”, “완장 욕심 내지마라. 촛불
[황순민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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