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주력 대포인 K-9자주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사거리는 최대 40km에 이르고 시속 60km로 움직일 수 있어 기동력도 뛰어나다. 자동으로 사격제원을 계산하고 방열(포신의 각도를 맞추는 것)까지 할 수 있다. 궤도에는 유압현수장치가 적용돼 있어 화포를 고정시키기 위한 스페이드(받침대)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이동 중이라도 1분 이내에 사격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지난달 방위사업청과 핀란드 육군은 ‘K-9 자주포 및 후속 군수지원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핀란드 육군은 약 4억달러를 들여 K-9 자주포 부대를 편성할 계획이다. 한국은 터키에 K-9 자주포의 기술을, 폴란드에 차체를 수출하기도 했다.
K-9 자주포의 주 임무는 대포병전 수행이다. 경기 성남시까지 사거리가 미치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잡는 것이다.
북한의 방사포는 사거리는 60km에 이르지만 정확도는 떨어진다. 하지만 북한 장사정포의 사정권인 우리 수도권 지역은 어느 지역에 포탄이 떨어져도 피해가 막대하다.
이 같은 북한의 장사정포를 타격하기 위한 우리 대포는 빠르고 정확하게 사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 장사정포가 사격을 한 뒤 갱도에 숨기 전에 타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장사정포가 갱도에 숨고 나면 곡사포로는 타격을 주기 힘들다.
세계적 군사 트렌드는 대포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 포탄 성능을 개선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적 시각이다. K-9 자주포 역시 구형 155mm 고폭탄으로는 18km의 사거리밖에 내지 못한다. 더 길쭉한 모양의 항력감소탄을 써야 사거리 41k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포탄의 살상능력도 개선되는 추세다. 이중목적 개량 고폭탄은 지상에 도달하기 전 포탄 안의 자탄들이 퍼지면서 장갑으로 무장한 장비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155mm를 기준으로 반경 25m에 파편을 날려 표적
방산업계 관계자는 “포탄에 추진장치를 달아 사거리를 연장하거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있다”며 “국방 강국들은 대포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 포탄을 개량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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