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도 공범인데 국민이 다 지켜보는 자리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재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돈을 모아줬을뿐 피해자다.”
지난 6일 한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을 위해 국정조사장에 모이면서 범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총수들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진땀을 빼면서도 대답을 회피하거나 ‘딴 소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들 역시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피하기 어려웠던 ‘피해자’라는 주장도 나온다. 청문회를 시청한 네티즌부터 뉴스로 해당 이슈를 접한 시청자까지 네티즌 반응을 모아봤다.
미르·K스포츠 재단 등 출연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기업 총수들은 입을 맞춘듯이 ‘어쩔 수 없었다’식의 책임회피성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들 역시 이에 실망해 볼멘 소리가 높다. 한 네티즌은 “기업 총수들이 각본을 짠 듯이 ‘대가성은 없고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해 실망했다”며 “전국민을 우롱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재벌총수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낸 국조특위위원들의 ‘돌직구 발언’ 또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둘러싼 의혹 등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며 마치 삼성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독대 내용에 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관한 얘기를 했다”고 답하자 “대통령의 머리로는 창조경제에 대해 30~40분을 얘기할 지식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그런식으로 대답하면 본인은 삼성 입사시험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 부회장의 동문서답에 대해 지적했다.
이 발언에 대해 젊은층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패러디를 만드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재벌도 공범인데 국민들이 다 지켜보는 국정조사에서 일종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를 지적해준 의원들의 발언에 속이 다 뚫리는 느낌이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반면 기업 총수들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압박조사를 해야 특조위가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도넘은 발언이 특조위의 품격을 낮추고 있다”며 “막말을 쏟아내서 여론의 주목을 받는 등 정치인들이 국정조사를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삼성·LG·SK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선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해결책으로 ‘해경 해체’를 지시한 박근혜 대통령과 다를게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이번 청문회로 반(反)재벌 정서가 강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는 의견 또한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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