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최순실 측근 차은택씨가 개입해 CJ그룹에 특혜를 줬다는 ‘K-컬쳐밸리 특혜 의혹’에 대한 경기도의회 행정사무조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9월 7일 K-컬쳐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 동안 의혹 규명에 나섰지만 CJ가 사업을 따내는데 청와대와 차씨가 개입했다는 증언이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6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특위 3차 조사는 CJ와 손잡고 외투기업을 만든 싱가포르 방사원브라더스를 현지 방문한 뒤여서 날카로운 지적이 예상됐지만 ‘급조된 외투기업’을 지적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청와대와 차씨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경기도 관계자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테마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정도의 통화를 했을 뿐 K-컬쳐밸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은 게 전부였다. 청와대 사전 개입설을 언론에 표명했던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와 사업 전후 사정을 알고 있는 김성수 CJE&M 대표는 지방·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데다, 차씨는 중국에서 귀국하자 마자 검찰에 구속돼 질문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국내기업이 절세 등을 위해 편법으로 이용하는 외투기업제도를 외투기업 등록 전부터 꼼꼼히 살피겠다는 도의 약속을 받은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박용수 특위 위원장은 “특위 활동 범위의 한계로 조사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감사원, 국회 조사 특위 등에 넘겨 조사를 요청하고, 미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들은 K-컬쳐밸리 사업에 투자할 만큼 자산규모가 불투명한 방사원측이 스탠타드차타드은행(SC) 일본 도쿄지점에서 케이밸리가 발행한 330억 원의 전환사채와 케이밸리 자본금 10%(50억원)를 담보로 380억 원을 대출받아 CJ에 투자한 것을 두고 이면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도성 케이밸리 대표는 “(뒤로)지급보증을 선 적이 없으며, 전환사채 내용을 보면 충분히 100%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방사원브라더스로부터)출자계획서를 받았고, 싱가포르에 직원을 보내 투자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완이 우리한테 투자할때 돈을 어디서 조달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고 알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윤경 의원이 “SC제일은행 홍콩지점 관계자가 CJ에서 투자 회사를 찾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방사원브라더스를 연결해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하자 최 대표는 “SC제일은행이 아니고 SC홍콩을 통해 연결됐
조사 특위는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SC은행 담보 취득 내역이 도착하는 대로 한두차례 추가 회의를 연 뒤 연말까지 예정된 특위 활동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