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시기를 내년 1월 말로 못박고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일방적으로 발의하려다가 국민의당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민주당이 12월 2일을 ‘탄핵 D데이’로 정하고 탄핵정국으로 빠르게 몰고가려고 했으나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비박계의 동참없이는 탄핵 표결처리가 불가능하니 12월 9일에 처리하자”고 팽팽하게 맞섰다. 이로 인해 야권은 탄핵소추안 발의 요건(재적의원 150명)조차 채우지 못했고 탄핵은 무산됐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탄핵불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등 야권 분열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내년 4월 박 대통령 퇴진과 6월 조기대선’을 당론으로 정하는 등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하며 야권 균열의 틈을 파고들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비박계 수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전격적으로 만나 탄핵 동참의사를 타진했다. 야 3당이 ‘박 대통령이 제안한 임기단축관련 협상을 거부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추 대표가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 돌발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별 소득은 없었고 야권 반발만 초래했다. 추 대표는 “탄핵과 조속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박 대통령이 법적으로 내년 1월말에는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전 대표는 “4월 말에 박 대통령 퇴임이 결정되면 굳이 탄핵을 하지 않고 합의하는 게 좋겠다”면서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추 대표는 오히려 민주당차원에서 탄핵을 무조건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시한번 야당 반대에 직면했다. 야 3당 대표는 전격적으로 만나 일정조율에 나섰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추 대표는 “탄핵 의지를 확인하려고 김 전 대표를 만났지만 9일에도 탄핵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면서 탄핵소추안 발의를 밀어붙였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 9일에 탄핵안을 표결하면 된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공히 오늘 발의해야 한다고 해 쳇바퀴가 돌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국정공백 해법모색보다는 촛불민심에 기대어 탄핵에만 몰입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적인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장외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추미애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부겸 의원은 “당 대표의 경솔함과 독단으로 탄핵연대에 난기류가 생겼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대구 서문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