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정족수 200명 미달로 부결된 경우 또 다시 재의결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재의결할 수 있다’이다.
국회법 제92조에 따르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해 탄핵안도 일사부재리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규정을 곱씹어 보면 ‘같은 회기 중’이 아니라면 발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1일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회법 92조가 규정한 일사부재리라는 것은 통상적으로 한번 부결된 안건에 대해서는 같은 회기에 재발의를 금지하는 것이고 회기가 다르면 국회법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사 탄핵안이 2일 부결되더라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9일 이후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 회기를 새로 시작하면 대통령 탄핵안 재발의가 가능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2일 탄핵안 처리에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강행할 수 있는 뒷배경이기도 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탄핵을 피하기 위해 사임할 수 있느냐도 논란의 대상이다.
국회법 134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헌재로 보낸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에는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탄핵 당한 공직자가 파면이나 해임을 피하기 위해 자진사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이 조항에 대통령이 해당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탄핵 여부에 따라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에 상당한 변화가 있고 탄핵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사임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대통령은 임명권자가 없으니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원하면 사임할 수 있고, 사임해도 탄핵 심판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인호 중앙대 교수는 “대통령이 탄핵 도중 사임할 수는 있지만, 물러나면 심판의 이익이 없어 헌재가 각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당한 대통령은 매달 약 1200원이 넘는 연금을 받지 못하고 비서관과 기념사업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다만 경호와 사저 경비는 탄핵을 당하더라도 제공받는다.
대통령이 탄핵 등으로 궐위될 경우 대선은 반드시 60일 이내에 치뤄져야
[안병준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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