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의 휴대폰 번호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성한 탄핵반대의원 명단이 유포되며 곤욕을 치른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사용해온 휴대폰 번호까지 온 국민에 공개되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는 11월 30일 밤부터 SNS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명단에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지역구별 의원 뿐 아니라 17명의 비례대표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지난 총선 당시 탈당해 당선됐던 복당파의 번호가 누락된 것으로 보아 이 자료는 총선 직후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명단 리스트에는 “왜 탄핵에 찬성하지 않냐고 국민들이 압박하자”며 “주변 지인들에게 이 번호를 알려달라”고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하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원 출처는 불분명하나 이 명단은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걸어 이를 막자는 취지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명단이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가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며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전화와 문자 탓에 쌓여있는 일처리조차 하지 못할 상황이다. 한 지역구 의원은 “각종 회의와 간담회를 참석하는 중에도 쉴새없이 전화가 쏟아져서 아예 휴대폰을 꺼놓고 있다”며 “심지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인신공격석 발언이 포함된 문자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태다. 한 보좌관은 “지역 민원 처리차 지역구 주민들에게 의원님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드리곤 했는데 이번 일로 그마저도 못하는 게 아닌가란 우려도 하고 있다”며 “급한대로 휴대폰 번호를 바꿔버리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그럴 경우 업무 협조를 하는데 많은 불편함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 안정행정위원회에선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한 표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간 공방전도 벌어졌다. 반말과 고성이 난무하며 몸싸움까지 일어날 뻔 했지만 가까스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명단 공개로 새벽 3시에 전화를 받아 전화도 못 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야당측은 원활한 회의진행을 이유로 현안과 무관한 발언이라며 제지하며 양측의 신경전이 거세졌다. 이 과정에서 표 의원이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야, 장제원”라고 하자 장 의원이 “왜 표창원”이라고 응수하며 반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장 의원이 회의장을 떠나려 하자 표 의원이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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