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선택, 박영수 특검 "강제수사 예단은 없다…오로지 사실만"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 박영수 특검 "강제수사 예단은 없다…오로지 사실만"

↑ 박영수/사진=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를 맡게 된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는 30일 임명된 직후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박 특별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자신의 로펌 사무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검 강력과장, 서울지검 2차장,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 등을 거친 박 특검은 검찰 내 대표적인 강력통·특수통입니다.

'박영수 특검팀'은 앞으로 20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게 됩니다.

특검 임명 이후 이날 처음으로 취재진과 마주한 박 특검은 자신의 각오 등을 담아 준비한 '임명의 변'을 먼저 읽었습니다.

여기서 박 특검은 이번 수사가 '주권자인 국민 요구에 따른, 통치권자(대통령) 본인과 주변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한 수사', '국민주권의 명령에 따른 수사'로 규정하며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는 사실을 쫓고 그 사실에 법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사실만을 바라보고 수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특검은 "일체의 사실관계에 대한 명백한 규명에 초점을 두되, 수사영역을 한정하거나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정파적 이해관계 역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특검 수사에 임하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이어 "수사팀 구성과 일정 확정 등의 후속 작업 과정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선 원칙에 대해서는 "사명감을 느끼고 수사를 제일 잘하는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습니다.

박 특검은 우선 기존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남긴 기록, 증거 등을 검토하며 수사본부와 협조할 계획입니다.

박 특검은 "검찰과 우리의 경쟁이 아니라, 서로 도와가면서 자료 이첩 등 성실히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대면조사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가 무산된 터라 특검의 대면조사 여부도 초미의 관심을 끕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해서 사건 경위에 대해서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강제 수사 여론에 대해 박 특검은 "예단을 갖고 수사하는 건 수사관답지 않다"면서 "수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수사 초반 대면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기록을 다 보고, 진척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검법에 명시되지 않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둘러싼 의혹이나 이른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부분도 박 특검은 "하여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한편 그는 최재경 현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검 중수부장-중수1과장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하겠다"며 이번 수사에 영향을 주는 건 전혀 없을 거라고 단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