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이라고 여겨졌던 ‘5% 벽’까지 허물면서 4%까지 떨어졌다. 최근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거부하며 탄핵을 불사하는 등 초강수를 둔 데 따른 국민적 반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남녀 유권자 100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3.1%p)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응답자의 4%만 긍정 평가했고, 93%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4%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갤럽이 노태우 대통령부터 시행한 역대 대통령 지지도 조사결과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과거 대통령의 주간 지지도 조사 최저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 말기에 기록했던 6%였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11월 첫째주 지지도가 5%를 기록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3주간 5% 지지율에 머물렀다. 여권에선 박 대통령의 치욕스러운 5% 지지도를 ‘바닥’으로 보고, 반등의 시기를 모색했으나 민심은 날이 갈수록 냉랭해져 1%포인트가 더 떨어졌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번주 대통령 지지도에 대한 허용오차는 1.2%p로, 박 대통령에 대한 실제 국정 지지도는 2.8~5.2% 범위 안에 있다. 통계상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국민 스무명 중 한 명 정도만 박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1000명 수준의 설문조사 허용오차는 의견이 정확히 반반으로 나뉠 때 최대 3.1%p까지 높아지고, 의견이 한 쪽으로 쏠릴수록 오차가 낮아진다.
지역별로는 여권의 ‘전통적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에서 전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3%에 그쳤다. 대전과 충청지역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7%로 가장 높은 게 이례적이다. 이밖에 ▲서울 4% ▲인천·경기 2% ▲광주 1% ▲부산·울산·경남 5% 등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선 박 대통령 지지도가 0%를 기록했고, ▲40대 4% ▲50대 6% ▲60대 이상이 9%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 요인으로는 ▲‘최순실, 미르·K스포츠재단’(45%) ▲‘전반적으로 부족하다’(7%)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7%) ▲‘정직하지 않다’(7%) ▲‘소통 미흡’(5%)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5%) ▲‘대통령 자격 상실’(4%) ▲‘부정부패’(3%) ▲‘독선/독단적’(3%) 등이 지적됐다.
박 대통령 지지도는 2013년 취임 초기 인사 난맥 등을 겪으며 40% 선에 머물다가 5월 초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그해 9월 둘째 주 6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4월 총선 이후 약 6개월간 29~34% 범위를 오르내리다가 9월 추석 즈음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했고 10월 최순실 국정 개입 의혹이 증폭되면서 4주 연속 직무 긍정률 최저치를 경신, 11월 들어서는 평균 5%에 머물렀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급락은 새누리당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며 창당 후 최저치인 12%를 찍었다. 국민의당에도 밀리며 3위를 기록했고,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정당별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 34%, 국민의당 16%, 새누리당 12%, 정의당 7%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교섭단체인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각각 3%, 2%, 1% 포인트씩 올랐다. 최근 새누리당의 지지도 하락폭은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지역(2월 62%→11월 27%)과 ‘60대 이상’ 연령대(2월 65%→11월 31%)에서 가장 컸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에선 박 대통령 지지도가 3%로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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