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발의 초읽기에도…野 비박표 두고 '파열음'
↑ 탄핵안 발의 초읽기/사진=연합뉴스 |
야권에서 24일 새누리당내 비박(비박근혜) 진영과 탄핵안을 공동으로 발의하는 방안이 급부상한 것과 관련, 친문(친문재인) 진영 일각에서 이를 비판하는 등 파열음이 감지됐습니다.
물론 여당 의원들이 탄핵에 참여해야 하지만, 공동발의 형식을 취하는 것은 여당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며 "새누리당 해체선언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든 정족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여당을 자극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나아가 추 대표의 연일 계속되는 강성발언에 국민의당은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물밑 협상을 더 꼬이게 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전병헌 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남겨 "탄핵을 '비박 + 야3당'으로 추진하는 것은 민심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탄생시킨 정당이며, 새누리에게 면죄부를 줄 권한은 정치권 누구에게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위원장도 공동발의 방안에 대해 "부역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이들의 발언은 당 안팎에서는 여당의 탄핵참여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새누리당과 '연대'는 안된다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여당은 사죄를 먼저 하고 개별적으로 탄핵안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권에서 탄핵안을 주도하는 김무성 전 대표가 이날 "친문 패권주의, 친박 패권주의를 제외한 어느 세력과도 손잡을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들의 반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친문 인사인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공동발의를 제안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박근혜 정권 2인자로 최대 부역자인 김무성과 손잡고 반역의 길로 가려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발도 터져나옵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장 새누리당 표가 없이는 탄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권을 자극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가결을 위해 여당에서 30~40표 이상이 나와야 한다"며 "서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추 대표의 최근 발언이 너무 강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당내에서 나옵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잔다르크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탄핵의 걸림돌이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도 최근 추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다른 당에 필요 이상으로 날을 세우는 것 아닌가"라며 "위태롭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다른 당에서는 추 대표의 언행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이날 "추미애가 당 대표 됐을 때 '실수할 거다, 똥볼 많이 찰 거다'고 했는데 제가 점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남을 두 번의 탄핵을 주도하는 대단한 업적을 남기는 데 흥분했나"라며 "공당 대표라면 용어를 골라서 썼으면 좋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추 대표가 앞서 단독 영수회담 제안과 철회 과정에서도 사려깊지 못
실제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통령 헌정유린에 대한 청년 발언대' 토론회에서는 문수훈 청년소사이어티 정책실장은 "영수회담 철회는 공당으로서 품위없는 짓"이라며 "정당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