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태반주사로 불리는 영양·미용 주사제 대량 구입에 이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팔팔정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향신문이 공개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 구입 내역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를 60정(37만5000원) 구매했고, 같은달 비아그라의 복제약인 한미약품 팔팔정 50mg을 304개(45만6000원)도 샀다.
비아그라는 처음에 심혈관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또 다른 효능이 확인되면서 심장질환 치료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팔팔정은 비아그라와 성분이 똑같다.
자료에는 청와대가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 명의로 의약품 총 764건을 구매했다. 치료보다는 영양이나 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제인 라이넥주·멜스몬주(일명 태반주사), 루치온주(백옥주사),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이 포함됐다.
태반주사 중 라이넥주는 지난해 4월 11월 12월 총 3차례에 걸쳐 각 50개씩 모두 150개 74만2500원어치, 멜스몬주는 2014년 4월 50개 52만원어치를 구입했다. 라이넥주는 간기능 개선 목적, 멜스몬주는 갱년기증상 완화 목적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피로회복이나 항노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임상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청와대가 올해 3월 50개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 라식스주사는 강력한 이뇨제로 단기간 체중 조절 효과가 있지만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약품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이와 관련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비아그라 구매' 보도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며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아프리카와 남미 등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역을 순방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한 바 있다. 이 국가들의 수도는 해발고도 1000~2000m 고원에 위치해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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