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제약업체 녹십자에서 최근 2년여 동안 태반·감초·마늘주사 등 2000여 만원의 약품을 사들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종류의 녹십자 의약품을 31차례에 걸쳐 구매했고, 가격은 총 2026만9000원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8개월 동안 태반주사를 150개 사들였는데, 구입처가 청와대 경호실이였다”며 “이를 직원이 사용했을 것 같지는 않고 정황상 대통령이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태반주사는 한 달에 12번 정도를 맞는다”며 “수량이 많기는 하지만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맞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 의약품을 구매한 시기는 김상만 의사가 ‘차움’ 퇴사 후 ‘녹십자아이메드’ 병원장을 맡은 직후부터다. 김 원장은 ‘차움’에 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순실(60)씨 자매에게 대리 처방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청와대가 2014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사들인 약품 중에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로 불리는 푸르설타민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 주사제들은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인데다 흔히 쓰이는 제품이 아니다.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구매수량과 주사제의 쓰임 등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수의계약이 아니라 일반 경쟁으로 납품을 했다”며 “구매한 녹십자 약품의 80%는 독감 예방접종용이며, 경호원을 비롯한 직원들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태반주사의 성분인 자하거는 태아가 영양분을 공급받는 태반으로 만든 한약재다. 태반주사는 일명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로 불리는 푸르설타민주 등과 함께 미용과 피로회복
[신찬옥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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