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 탈당에…여야 연정도 앞날 불투명
↑ 남경필 김용태/사진=연합뉴스 |
최순실 사태로 빚어진 국정혼란에 남경필 지사의 새누리당 탈당까지. '남경필호' 경기도정이 안팎의 요인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순실 사태로 대규모 사업들이 삐걱거리고, 남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여야 연정도 앞날이 불투명해졌습니다.
2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뒤 도의 고양 한류월드 부지 내 'K-컬처밸리' 조성 사업은 차은택 연루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남 지사는 전날 용인 강남대 강연에서 "차은택·최순실을 알지 못한다. K-컬처밸리 부지를 CJ에 임대하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의회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박용수(더불어민주당·파주2) 위원장 등 6명의 위원은 24일 컬처밸리 조성 사업 싱가포르 투자사인 방사완브라더스 실체 파악을 위해 현지조사를 벌이로 하는 등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않고 있습니다.
남 지사를 특위에 증인으로 세우겠다고도 했습니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K-컬처밸리에 최순실이나 차은택, 청와대 인사 등의 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행자인 CJ 측에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CJ가 만약 이 사업을 접으면 2005년 이후 사실상 공터로 남아있던 한류월드 조성 예정지는 한동안 다시 도의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하나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도 앞날을 예측하기 곤란한 상황입니다.
국회 야당이 최순실 관련 예산 등을 삭감하겠다고 나서면서 내년 국비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도 19일 센터의 내년도 운영 예산(도비) 15억원 가운데 7억5천만원을 삭감했습니다.
국회 야당이 도와 통일부·강원도가 함께 추진 중인 DMZ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비로 통일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 3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혀 이 사업 역시 정상 추진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2012년 한 차례 무산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재추진 중인 화성시 유니버설스튜디오 조성 사업 역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금융권 등의 다자 협의체로 구성한 사업주체 측의 추진동력이 최순실 사태로 분산됐기 때문입니다.
부지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와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 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한류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던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여기에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 사업에도 최순실 비선 실세의 손길이 닿은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금융계 어려움으로 정책금융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도 내부적으로는 남 지사의 새누리당 탈당으로 당장 여야 연정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남 지사는 22일 탈당 선언을 하면서 "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도와 도의회에서는 중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의 연정이 법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도 자체적으로 도의회 여야 및 집행부 간 '연합행정'을 하는 것인 만큼 남 지사가 여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이 된다 하더라도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도의 입장입니다.
도 관계자는 "연정2기 계약서에도 계약 당사자가 여야가 아닌 '남경필-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으로 돼 있어 남 지사의 탈당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심의가 마무리되면 다음 달 중순 연정과 관련한 중대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새누리당이 연정 파기를 선언하면 도 연정 계약은 자동 파기됩니다.
남 지사와 민주당이 별도 계약서를 작성하면 양측이 연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완전한 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도의 한 관계자는 "연정 2기 288개 사업은 각 계약 주체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사업이 많아 어느 계약 당사자라도 연정을 파기하고 이 사업들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남
같은 맥락에서 여야 지역 국회의원들을 도움을 받아 온 내년도 국비 확보 작업도 예전보다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