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대표변호사는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내용을 두고 22일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각각의 범죄 사실에 검찰이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조사 대상의) 진술로만 범죄 사실이 이뤄졌다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공소장은 사실을 압축해서 법률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스토리(이야기)’ 형식이 국민이 알기에는 좋겠지만, 스토리를 쓰는 게 공소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소장에 나온 최씨의 각 혐의도 사실이 아니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난 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롯데가 하남 체육시설 건립에 75억원을 내기로 했으니 진행 상황을 챙겨보라’고 한 내용 등은 최씨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하남의 땅은 체육시설 건립 계획 훨씬 전에 최씨가 사둔 것”이라면서 “최씨는 롯데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검찰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최씨가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변호하되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어쨌든 변호인으로서 굉장히 중압감을 주는 사건이다. 여론이랑 거꾸로 가는 사건인데…”라고 말했다. 이어 “죄가 있으면 엄중히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억울한 면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다. 그게 내 역할”이라고 여론의 지탄을 받는 피고인을 변호하는 심경도 비교적 담담하게 내비쳤다.
이어 그는 “최(순실) 원장에게 ‘당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솔직히 말하고 처벌을 받으라고 늘 얘기한다”며 “’검찰이 지탄의 대상인 당신에게 최고형량을 구형할 테니 각오하고 마음가짐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을 받는 정유라씨를 검찰이 소환할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소환 통보가 없었다”면서 “통보를 받았는데도 정씨가 안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필요하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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