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6일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6일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 차기 대선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국회에서의 탄핵 소추 공감대를 얻는 데만 한두달이 소요되고 헌법재판소의 최종판결에도 법정시한인 6개월을 다 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되더라도 차기 대통령 선거가 불과 2~3개월 정도 앞당겨지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을 치르자는 일부 대선주자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현재 상황이 탄핵을 이야기해도 무리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전통적인 여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사임이나 탄핵을 입에 올리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 전 시장은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내년 대선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두차례 대선은 경제이슈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고 전제한 뒤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상처입은 국민적 자부심을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후보로서 자신 만의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오세훈법,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 등 제 정치인생의 궤적 속에서 국민들이 기억하는 일들이 제 브랜드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인위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내려는 일부 주자들을 추종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오 전 시장은 특히 “서울 청계산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과 서울시내 4개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등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자랑스런 업적들이 제 브랜드를 만드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시장들이 주민 반대로 해내지 못한 사업들을 관철해낸 ‘돌파력’을 강조한 셈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기업이 성장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담론으로 ‘기업성장론’을 제시했다. 오 전 시장은 “경제 성장을 위한 소득은 결국 기업에서 나오는만큼 기업이 잘되어야 경제도 잘된다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의 안정성과 스타트업(초기 벤처)의 혁신성을 결합시키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허 보호와 함께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없다”며 “코딩 교육이나 IT를 중점으로 한 완전한 교육개혁 역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바람직한 자본주의의 핵심 요인을 ‘따뜻함’으로 규정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선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 전 시장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은 옛말이 됐고 정승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경책보단 유인책이 중요하다.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조성해 이익을 더 창출하고, 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사회적 기여를 전제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고 상속·증여 관련 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세대에 대한 솔직한 조언도 내놨다. 오 전 시장은 “현재 청년 세대가 한창 활동할 15~20년 후에는 더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 일자리가 반토막날 수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이끌지 못하면 주저않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코노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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