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 문재인 기자회견 "박 대통령 퇴로 열어주고 싶었으나…이젠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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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오늘(15일) 오랜 고민을 끝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대열에 뛰어들었습니다.
끝까지 신중론을 유지하던 문 전 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의 조건없는 퇴진을 요구하면서 세 야당은 물론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퇴진투쟁을 위한 '단일대오'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야권에서는 전날 제1야당인 민주당이 '퇴진 요구'로 당론을 정한 데 이어 차기 대선주자 레이스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문 전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는 이번 사태를 "4·19 혁명, 6월항쟁의 뒤를 잇는 세 번째 범국민적 항쟁"으로 규정하면서 정치권이 이를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치적 접근으로 비친다면 비난 여론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거국중립내각' 제안 이후 지나친 신중론을 고수한 탓에 퇴진운동 동참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수일 전부터 문 전 대표가 조만간 퇴진투쟁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이 오가긴 했지만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회견까지 자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왜 자신이 늦게 퇴진투쟁을 결심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는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충정이었다. 박 대통령에게도 퇴로를 열어주고 싶었다"면서 "주말 촛불집회에서 압도적 하야 민심이 확인됐고, 이에 대한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고 나서 퇴진운동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을 정한 직후인 지금이 '총력투쟁'으로 전환할 적기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전 대표는 "단독회담 제안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야권과 시민사회의 공조를 촉진했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퇴진을 직접 촉구하는 것으로 발언 수위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정작 대통령의 권한을 어떤 방식으로 이양할지 로드맵에 대해서는 "비상기구를 통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하고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