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무총리 추천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약 13분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주면 총리로 임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공개한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국회 회동 대화록이다.
◇ 공개 모두발언
▲ 정세균 의장 = 대통령께서 어려운 걸음을 하셨다. 아마 요즘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도 걱정이 많고 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어려움이 많은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는데, 대통령의 위기는 국정의 위기이고 국가의 위기이다. 국민들 걱정이 너무 커서 어떻게든지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말 국민이 보여준 촛불민심을 잘 수용해주시고, 그래서 위기를 극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꼭 삼았으면 좋겠다.
▲ 박근혜 대통령 = 대통령으로서 저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오늘 이렇게 의장님을 만나뵈러 왔다. 고견을 부탁드린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어렵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또 내부적으로는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해서 경제를 살리고 또 서민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여여가 힘을 모으고 국회가 적극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비공개 대화
▲ 정세균 의장 = 한광옥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잘 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의 제 정당이 지혜를 모아 거국내각을 통한 위기극복을 해야 하고, 정치문제는 의장단보다는 정당이 중심이다.
원래 국회의장은 위원장들과 국회에서 일하는 것이 주업무다. 정치적 사안은 주로 정당들이 한다. 하지만 국가의 위기인 만큼 정당의 책임 있는 분들과 대화해서 지혜를 모으고 협의해 나가겠다.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 점에 공감하면서 처방을 해야 한다. 어제 전직 의장 6분을 만났는데 다들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 하지만 국가의 질서는 유지해야 한다. 대통령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국회도 협력해야 하고, 동시에 대통령도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국회가 적임자 추천을 하면 임명을 하고 권한을 부여하셔야 하고 차후 권한부여에 대한 논란이 없도록 깔끔히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당 간에 싸울 수도 있고 청와대와 국회 간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
힘들더라도 국민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것인가?
▲ 박근혜 대통령 = 총리가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정세균 의장 = 대통령 말씀을 정당에 잘 전달하고, 제 정당이 위기극복에 협력하도록 소통 잘하겠다.
건강 잘 챙기시라. 총리 후보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인물,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 지금은
하지만 이런 인물을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리당략을 벗어나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비우고 국민과 국가만을 생각한다면 해법이 나올 것이다. 사심 없이 잘 협의하겠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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