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사퇴, 박 대통령 탄핵 등 민감한 이슈로 사분오열 중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실에서 7일 오전 문자가 왔다.
‘12시 원내대표실, 정진석 대표 기자들과 햄버거 브런치백 미팅. 참석시 5000원 필참.’
이미 여야 총리합의와 예산안 처리 이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공언한 정 대표가 출입기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정 대표는 본격적인 미팅에 들어가기 앞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김종필 전 총리의 얘기로 분위기를 띄웠다. 정 대표가 당대변인으로 김 전 총리를 보좌할 때, 바깥에서 오찬을 하지 않는 날엔 김 총리가 집무실에서 햄버거를 즐겨 드셨다는 얘기였다. 언론인 출신 4선의원으로 온갖 정치 풍파를 겪은 정 대표의 경륜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그런 정 대표가 기자들에게 5000원씩 햄버거값을 챙겨오라고 요청한 건, 직무연관성 있는 공무원과 언론인 사이의 식사제공마저도 금지하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때문이다. “돈을 어디다 내고 가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대표는 “옆 사무실에 돈 통이 있으니 알아서 내라”며 웃었다. 청탁금지법의 옹색한 단면이다.
정 대표는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병든 보수의 메시아’는 절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반 총장이 현재의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 대표가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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