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朴 대통령-대기업 총수 비공개 면담 수사 착수"…朴 대통령에게 수사 급물살 탈지도
↑ 사진=연합뉴스 |
검찰이 작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간의 비공개 면담 경위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면담에서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직접 독려했다는 진술이 확보될 경우 박 대통령 쪽을 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입니다.
7일 사정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7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박모 전무와 이모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지난해 7월 24∼2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간의 비공개 면담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물러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공식 행사 때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행사 당일과 이튿날 7명의 대기업 총수들을 따로 불러 미르·K스포츠 출연을 주문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비공개 면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 전무 등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대기업 총수들과의 면담은 청와대가 직접 마련한 자리로 보여 전경련 차원에서는 행사 개최 여부 등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금껏 미르·K스포츠재단이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4일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모금 작업을 총괄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안종범 수석이 모금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애초 기금 규모가 600억원가량으로 정해졌다가 재단 등기 직전 안 전 수석이 전경련 측에 '청와대 지시'라며 추가 모금을 요청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런 정황에 따라 검찰은 어떤 형태로든 박 대통령의 지시 내지 '지시 성격'의 발언에 따라 두 재단이 설립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경위를 확인하기로 수사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당시 비공개 면담에 참여한 대기업 총수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석 경위, 당시 발언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 소환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의혹 중에 관련된 부분이니 필요하다면 수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금한 53개 기업 관계자들을 본격 조사하기에 앞서 부부장 검사 1명과 검사 2명 등 3명의 전담 조사팀을 꾸리고 향후 조사가 본격화하면 수사 인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미르 사무부총장 김성현(43)씨와 최씨 개인회사인 비덱스포츠 한국지사장 장모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김 사무부총장은 최씨의 지시를 받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중추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습니다.
앞서 검찰 조사를 받은 정동구(74)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 사무부총장이 재단 설립·운영의 세부 업무를 도맡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씨는 최근까지 최씨와 함께 서울 논현동의 고급 카페 겸 레스토랑인 '테스타로싸'를 운영할 정도로 최씨와 밀접한 관계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최씨가 2014년 측근인 고영태(40)씨와 함께 설립한 '고원기획', '문화계 비선실세'라는 차은택(47)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회사 모스코스·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이사로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장 지사장도 비덱스포츠의 역할 규명에서 핵심 인물로 검찰은 봅니다. 비덱스포츠는 더블루K와 함께 최씨가 재단 공금을 빼돌리기 위한 창구로 기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이들 외에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이자 차씨의 측근 김홍탁씨도 참고인으로 불러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광고 업무를 독식한 경위, 차씨가 문체부 사업에 관여한 배경 등을 캐물었습니다.
한편 차씨는 여전히 중국에서 머무르면서 아직 검찰에 구체적인 출석 날짜를 정해 알리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차씨는 아직 중국에 있다"며 "9일 입국설이 돌았던 것 같은데 저희 입장에서는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최씨 조카로 유령회사를 통해 문화계 이권을 챙긴 의혹을 산 장시호씨는 국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또 이날 최씨와 안 전 수석, 청와
한편, 검찰은 특별수사본부 공보담당관인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밑에 부공보관으로 정순신 중앙지검 형사7부장을 합류시켰습니다. 이로써 수사팀 전체 검사는 32명에서 33명으로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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