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검찰 소환, 팔짱에 웃음 머금고…'저자세 수사' 논란
↑ 사진=MBN |
횡령·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된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청사 안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이 7일 공개되자 검찰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검찰 출석 당시 우 전 수석이 보여준 고압적 태도와 겹쳐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는 모양새입니다.
우 전 수석은 전날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한동안 기자들을 쏘아 봤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전 수사팀장실에서 차를 대접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져 여론의 질책을 받자 검찰은 해명하는 데 진땀을 흘렸습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당시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하러간 사이 후배 검사·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팀장 면담과 관련해선 "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도 조사 전 차를 대접받았다"면서 특별히 대우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의 해명이 궁색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소환 시점도 상대적으로 너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피고발인 신분인 우 전 수석을 향한 수사가 사실관계 규명을 바라는 기대와 달리 무딘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은 소환 이전부터 많이 제기됐습니다.
우 전 수석의 횡령·직권남용 혐의를 비롯해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 거래 의혹, 의경 복무 중이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등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은 이미 꾸려진 지 70일이 넘었습니다.
특별수사팀이 활동을 시작하고 무려 두 달이 지나서야 의혹의 당사자를 불러들인 검찰이 '늑장 소환'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입니다.
이를 두고 우 전 수석과 인연이 있는 소위 '우병우 라인'이 사정라인을 틀어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 우 전 수석을 소환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검찰이 소환을 차일피일 미룬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8월 말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과 서울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할 때 우 전 수석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빼놓은 것을 놓고도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른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와 독립성이 보장된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철저한 수사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이 늑장 소환된 것도 모자라 '황제 조사'를 받고 나왔다"며 "검찰이 불구속 기소나 약식 기소로 수사를 마무리하려 하면 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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