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김재훈기자> |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들어서서 국민에게 고개를 숙인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읽었다. 연단에 선 박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이번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읽어내려가던 중 수시로 눈시울이 붉어졌으며 눈에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다. 목소리는 감정을 억누르는 듯 무겁게 가라앉았다.
특히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고 말한 뒤에는 감정이 복받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 도중 “가슴이 아프다”, “송구스럽다”, “가슴 깊이 통감한다”, “스스로 용서하기 힘들고 서글픈 마음”,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 등을 통해 참담한 심경을 수차례에 걸쳐 표현했다.
하지만 눈물을 쏟거나 수차례 발언이 중단되는 등의 감정적 동요는 절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책임총리에 대한 내용을 직접 입에 담진 않았지만, 국정 정상화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는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된다”거나 “미래성장 동력을 꺼뜨려선 안된다”고 말할 때는 또박또박 힘줘 읽었다.
박 대통령은 10시39분에 연설을 마치고 다시 한 번 짧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과 직후 퇴장한 첫번째 사과와는 달리 돌연 연단에서 내려와 기자단이 앉아있는 기자석 앞으로 다가왔다. 박 대통령은 현장 출입기자들에게 “여러분께도 걱정을 많이 끼쳐서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라고 말을 거넨 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면서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이날 두번째 대국민 사과에는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경호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실과 안보실, 경호실 참모들도 대부분 배석했다. 참모들은 연설 시작 전에 브리핑룸으로 들어와 양쪽 벽에 서서 박 대통령을 지켰다. 일부 참모는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눈을 감는
25일 갑작스레 이뤄진 첫번째 사과와 달리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와 함께 전면에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쓰인 연단 등도 준비됐다. 일각에선 대통령으로서 물어남 없이 끝까지 국정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피력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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