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비선실세’ 파문으로 국정마비 상태가 계속되면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지지율 1위로 도약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추락하는 등 차기 대선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반등을 모색하며 3위를 유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강성발언을 쏟아내면서 진보세력을 끌어모아 지지율 4위로 급등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10% 초반으로 추락한 부분만큼 야권 대선주자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치열하게 경합하는 양상이다.
리얼미터가 3일 매일경제와 MBN 의뢰로 11월 1주차(10월31일~11월2일)에 여론조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전 주보다 8.1%포인트 하락한 10.9%에 그쳤다. 다시 한번 역대 최저치로 내려 앉은 것이다. 최순실씨가 검찰소환됐고 대학과 시민사회의 시국선언이 확산되면서 콘크리트같았던 박 대통령의 지지층이 와해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도 박 대통령 지지율은 한주 만에 33.2%에서 14.2%로 추락하는 등 보수층이 대거 이탈했다. 정당 지지율로 보면 민주당은 33.5%로 새누리당(20.7%)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최순실 파문은 ‘문재인-반기문’ 양강 대선 구도에도 균열을 만들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적인 불신은 대선 여권 유력후보인 반 총장의 지지율 급락을 초래했다.
반 총장 지지율은 10월3주 22.2%에서 10월 4주(20.9%)를 거쳐 11월 1주에는 16.5%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표는 지지율을 20.9%까지 끌어올려 15주만에 1위로 올라서며 반 총장과의 격차를 크게 벌였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지율 10%를 넘어섰지만 국민의당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문 전 대표가 1박2일 호남 민생행보에 나서는 등 호남 지지율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시장은 거침없는 발언을 통해 본인의 최고 지지율인 9.7%로 올라서면서 안철수 전 대표에 근접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시국선언과 촛불집회로 표출되는 가운데 이 시장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율은 5%대로 소폭 내려앉았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4%대를 유지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은 3%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의 약진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1일 보도한(10월 29∼30일 실시) 차기 대통령후보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가 20.4%로 1위를 차지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18.9%)을 앞섰다. 안철수 전 대표가 9.8%를 기록한 가운데 이재명 시장(8.5%)이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의 10월30~31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24.7%를 기록해 반기문 총장(15.6%)과의 격차를 9.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최순실 파문을 비서실과 내각의 인적쇄신으로 풀어보려고 하지만 국민들의 불신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문 전 대표의 입지는 강화되고 야권 대선후보들도 선전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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