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1일 “당·정·청 곳곳에 최순실씨에게 아부하고 협조하던 ‘최순실 라인’과 ‘십상시’들이 버젓이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고 국가 조직을 망치고 사리사욕을 채우던 사악한 무리를 끌어내려 죄가 있다면 합당한 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다가 ‘정윤회 문건 유출’과 관련해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은 조 의원은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말을 아껴왔다.
그동안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청와대에 근무할 때 경험한 것은 절대 언급치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조 의원은 이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거론하며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조 의원은 “최순실씨가 벙거지를 덮어쓰고 검찰청사에 들어가니까 모든 관심이 최 씨에게 집중되는데 지금 이 시기에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상황을 장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김 전 실장은 이 정부 출범 첫 해인 2013년 8월 초순까지 최 씨의 빌딩 7~8층을 사무실로 얻어서 정권 초기 프레임을 짰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분이 막후에서 총괄 기획한다면 이 게이트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서도 조 의원은 “(우 전 수석 아들인) 의경이 검찰 소환에 수차례 불응했다.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며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어도 지켜만 보던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물러나자 제물로 삼으려는 것 같다. 이는 임기 말 검찰의 예정된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사표가 수리된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정호성 전 비서관 뿐 아니라 18년 간 박근혜 대통령을 모신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과연 압수수색을 할 것인지 끝까지 주시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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