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긴급체포, 세면도구·슬리퍼로 밤샘 대비…'곰탕' 먹고 구치소로
↑ 최순실 긴급체포/사진=MBN |
검찰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를 어젯밤 긴급체포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조사 대상인 각종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하여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는데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일정한 거소가 없어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 3시 검찰청사에 도착한 최 씨는 취재진, 시민단체 등을 비롯한 수백 명의 인파와 마주했습니다.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꼭꼭 숨긴 그는 사람들에 떼밀리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신발 한쪽이 벗겨지기도 했습니다.
포토라인에 제대로 서지 않고 인파에 둘러싸인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청사 7층으로 직행한 최씨는 한웅재 형사8부장과 약 20분간 면담했습니다.
당시 최씨의 상태는 출석 상황에 매우 당황해 소위 '멘붕'(멘탈 붕괴·큰 정신적 혼란) 상태였다는게 검찰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한 부장검사는 최씨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온 나라가 이 사건으로 시끄러운 만큼 최씨에게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고, 억울한 점이 있으면 소명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한 부장검사는 자신의 쌍둥이 딸 사진을 보이며 최씨에게 "나도 딸이 있다. 독일에 있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의혹이 규명되도록 잘 진술하고 판단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씨는 자신 때문에 이런 혼란이 생겨 매우 죄송하며 조사를 잘 받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검찰은 최씨의 건강에 큰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심장이 좋지 않고 공황장애가 있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최씨 측 요청에 따라 변호사 입회 상태에서 약을 먹게 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배달된 곰탕 한 그릇을 거의 비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형사8부가 주로 진행하는 이 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밤샘조사를 대비하는 듯 최씨 변호인 측에서 세면도구와 슬리퍼, 약 등을 넣은 종이가방을 조사실로 갖고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최씨 변호인 측은 "최씨를 직접 보고 왔는데 신경안정제와 심장약 등 약부터 찾았다.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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