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의원들이 일제히 반기문 총장의 대선출마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목청을 높였다는데요,
국내에서는 여야 가릴것 없이, "임기를 잘 마치도록 도와주자"고 해놓고 유엔까지 찾아가서 이렇게 따지는건 좀 거시기 해 보입니다.
최은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설 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면 각국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설 것"이라며 "굳이 유엔결의안을 무시하면서 대선에 출마해야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 각국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퇴임 직후 정부 고위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명시한 유엔 결의안을 언급하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비판한 것입니다.
원혜영 의원 역시 "반 총장이 재직 중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는 행동을 실제로 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습니다.
그러자, 오 준 유엔 대사는 "유엔 결의안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결의안에 언급된 '퇴임 직후'라는 표현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까지이고, 대선은 내년 12월에 있으니, '퇴임 직후'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역대 유엔 사무총장 중에 대선에 출마한 사람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퇴임 후 5년 뒤 출마한 오스트리아 출신 발트하임과 4년 뒤 출마한 페루 출신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사례를 언급한 것입니다.
오 대상의 적극적인 반박에도 심재권 국회 외통위원장은 "결의안이 권고안이라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하는 것이냐"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다시 반박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