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부터 파행, 국민의당 "기다려보자"…더민주 강행돌파
↑ 국감 첫날부터 파행/사진=연합뉴스 |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26일 12곳의 국감장에서 여당 의원석에는 '명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새누리당이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키로 함에 따라 소속 의원 거의 전원이 국감에 불참하면서 '반쪽 국감'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야당 의원들만 회의장을 지킨 가운데 여당 의원 중에서는 외교통일위 간사인 윤영석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의원만이 국감장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그나마도 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운영을 정상화할 수 없다"며 여당의 입장을 전달한 뒤 1시간 만에 자리를 떴습니다.
이날 국감은 야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위원회에서만 개의가 이뤄졌습니다.
여당 의원이 사회권을 가진 상임위는 개의조차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 채 파행됐습니다.
회의를 시작한 상임위에서도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냐 국민의당이냐에 따라 실질적인 국감 진행 여부가 갈렸습니다.
더민주가 이날 국감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국민의당은 여당을 기다려보자는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것입니다.
더민주가 사회권을 쥔 외통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 환노위 등은 야당 의원들만 정상적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질의를 벌였습니다.
다만, 더민주 조정식 의원이 위원장인 국토교통위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오전에는 간사 간 협의를 위해 정회했다가 오후에서야 정상적으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파행 정국의 진원지인 농식품부에 대한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부터 자진 사퇴 공세를 벌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업무보고도 김 장관이 아닌 오경태 차관보가 맡았습니다.
더구나 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국감 시작 전에 "김 장관은 더 이상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김 장관을 제쳐놓은 채 이준원 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벌였습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농해수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국감 파행 정국에서 의혹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더민주 양승조 의원이 위원장인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는 "집권여당이 최초로 국감을 보이콧한 낯선 풍경을 보는 소회가 어떠냐"는 더민주 기동민 의원의 질문에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허허… 의원님…"이라며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위원장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교육부에 대한 국감을 개회했으나, 여당 의원들의 불참에 결국 28일로 연기한 채 문을 닫았습니다.
같은 당 장병완 의원이 위원장인 산업통상자원위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감은 오전 개의 후 45분만에 정회됐으나 오후에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여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위원장들의 불참으로 아예 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더민주 의원들은 국감장을 지켰으나, 국민의당 의원들은 중간에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이들 국감장에는 야당 의원들이 스마트폰으로 국감 파행 뉴스를 검색하거나 준비한 자료를 훑어보는 가운데 어색한 침묵만 흘렀습니다.
국방부를 상대로 한 국방위 국감, 대법원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
정무위 야당 의원들은 국감 파행에 대해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