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를 당장 배치해야 한다. 야권은 여전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어 한가롭고 무책임하다.”(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미운털 인사는 찍어내고 이쁜털 인사는 보호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 인사원칙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다음주 예정된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서로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려는 신경전이다.
여당은 우선 북핵과 사드 문제로 야당을 집중 공격했다.
이날 첫 질문자로 나선 김성태 의원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정치권도 안보위협 앞에서 분열하는 상황을 반성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비서실장이 야권의 중요한 지도자로 있는데 과거 우리가 북한에 얼마나 베풀었냐”며 “DJ가 6000억, 노무현 대통령이 1조 5000억을 부었지만 결과는 핵을 만들게 지원·방조한 것”이라고 야권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사드배치와 핵무장에 찬성한다. 그런데 야권은 여전히 여론수렴 필요하다면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어 무책임하다”고 말해 본회의장에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일부에서는 사드배치와 관련해 햇볕정책이 계속됐다면 북한의 핵 개발도, 이로 인한 사드배치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오판하도록 해서 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야당은 이에 대해 제재 일변도 대신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북한의 수재에 대한 지원과 대화재개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박 대통령께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한다.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맡기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제안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지금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어떤 경우에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황 총리는 또 모병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안보위협이 심각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부분이 있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야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공직자비리수사처 문제로 정부를 공격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대통령이 ‘의혹제기만으로 공직자를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사원칙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공감한다”며 “그런데 청와대는 채동욱 전 검찰청장은 의혹만으로 사퇴시키고 우병우 수석은 지켜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법조비리를 문제삼으며 김현웅 법무부장관에게 “검사 비위사건이 터질 때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사과했지만 비위가 계속되고 있다. 김수남 총장도 진경준 검사장 사건으로 사과했는데 김형준 부장검사가 소환조사 예정”이라며 “또 사과하겠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조 의원이 이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주장하자 김 장관은 “2014년 여야 합의로 공직비리 대응위해 특별검사, 특별검찰관 도입했다. 예산 낭비, 사찰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반대했다.
지진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주무 부처인 국민안전처를 질타했다.
원혜영 더민주 의원은 “매뉴얼도, 골든타임도, 사후대책도 없는 ‘3무(無)대책’”이라며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정부의 재난 대비태세에 달라진 점이 없다는 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명재 의원도 “지진에 대한 우리의 대비가 매우 미흡하고 거의 무방비 상태라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여야간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이 많았다. 박찬우 새누리당 의원은 질의서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료하고 새로운 체제 하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정치권의 요구에 “개헌 논의로 국력 분산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지금 경제 어렵고 안보, 민생이 어렵다. 정부로서는 여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개헌 논의를 거부했다.
이날 여야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윤호중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닮은꼴”이라며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났고, 신청서류를 보면 장소와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다. 설립 몇 개월 만에 486억원과 380억원, 약 9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뒤에 청와대 모 수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들은 전경련과 대기업을 움직여 출연금을 모집한 당사자
교문위 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정치공세이고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모금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야당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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