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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
6일 새누리당 김종석·유민봉·강효상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 - 트럼프 현상의 뿌리와 한국경제의 대안’ 세미나를 열고 경제민주화 관련 대야(對野) 공세를 점화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석 의원은 이날 “야당의 일방향적인 재벌통제만으로는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며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을 포함해 관료·노조 등에 쏠려있는 경제권력을 시장에 돌려주는게 오히려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경제민주화로는 민생을 해결할 수 없고 그동안 여당이 주장해 온 규제완화와 노동개혁 등을 포함한 ‘경제권력 민주화’만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진짜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하며 ‘프레임 전쟁’에 나선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논객으로 나서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다.
신 교수는 미국 대선을 강타한 ‘트럼프 바람’의 뿌리를 실패한 ‘미국식 경제민주화’에서 찾았다. 신 교수는 “미국식 경제민주화는 1980년대 이후 재벌 주주들의 권한을 제한하고 소수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주주가치 극대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면서 “이후 금융권력이 주식시장을 통해 산업계를 장악하면서 미국의 성장과 분배에 모두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반발심리가 트럼프 현상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기업의 대주주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자금을 사내에 유보해 재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함으로써 선순환을 이뤘지만 헤지펀드·기관투자자 등 금융권력은 단기적 수익성을 쫓아 구조조정 등을 펼쳐 선순환 구조를 무너뜨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교수는 야당이 내놓은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미국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이 재벌 통제 장치를 강화해야만 제대로 된 분배와 성장이 이뤄진다는 단선적인 해결책에 집착한다”고 비난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법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추가법안을 내놓으면서 ‘기업 지배구조 자체를 조정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침을 놓은 셈이다.
김 교수는 신 교수의 이같은 분석에 대해 “한국적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분석”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현상은 경제민주화의 실패라기 보다는 신자유주의의 실패”라면서 “소액주주운동이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고 소수 주주권의 행사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또 경제민주화의 공격대상인 재벌에게 ‘투자-고용-분배’의 주체로서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나 일반 기관투자자들에게 생산적 투자의 후원자가 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대기업 오너들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과 더불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단을 통한 가업 승계의 길을 열어주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가 내적 요인 뿐만 아니라 외적 환경 변화로 발생했는데 경제민주화 논의는 국내에 국한된 이야기”라면서 “선진국 중심의 약육강식 자본주의가 재등장한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보다 뉴글로벌 전략이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각별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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