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6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끝나자 박수를 보내며 대체로 호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연설 도중 이완영 의원이 항의성 발언을 외친 것을 제외하곤 여당 소속 의원들은 차분히 추 대표의 연설을 경청했다. 하지만 대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은 ‘법인세 정상화’를 언급하며 증세 필요성을 강조한 추 대표의 입장엔 일제히 반대를 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연설 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존중과 협치를 내세워 연설 협조를 약속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5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연설에서 야당의 야유와 고함이 나와 놀랐다”며 “저희 당 의원들은 야당 대표의 연설을 경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미리 못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곧바로 직접 소속의원들에게 “연설 중 야유나 고함은 일절 자제해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연설 후 “차분하게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을 했다”며 “참고될 말을 했고 좋게 잘 들었다”고 우호적으로 평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제제기는 같으나 해법은 너무 다르다”며 “소이부답(웃음뿐 답하지 않음)이다”고 말을 줄였다.
다만 당내 개별 의원들은 증세, 사드 무용론 등에 대해 반발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법인세 정상화에 대해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인상 반대는 당론으로서 변화가 없다”며 “세금을 올리면 한국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줄것이고 도미노처럼 우려되는만큼 세금을 올릴 시점은 아니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종구 의원 역시 “증세에 대한 발언이 지나치게 많을 뿐더러 그 내용에도 상당히 실망했다”며 “세율을 인상하지 않아도 세금을 적절히 잘 걷으면 충분한 증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는 “추 대표의 법인세 정상화는 세계적 추세인 하향화를 염두해둔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법인세 인상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증세는 불가능한 이야기다”고 선을 그었다. 추 대표가 “사드 배치가 군사적 무용지물”이라고 비난한 점에 대해서도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북핵 미사일 위협의 안보문제를 외교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완영 의원도 “(추 대표 연설당시) 안보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항의차원에서 소리친 것”이라고 상황을 해명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해소와 국민통합 경제교실’ 세미나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소득불평등을 막기위한 대안으로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며 증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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