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MBN] '전기고문 가혹행위'에 벌금형…왜?

【 앵커멘트 】
후임병에 대한 상습적인 전기충격에 벌금형이라,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취재했던 황재헌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황 기자, 장병 간 단순한 언어폭력 사건에도 벌금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해 후임병에게 폭언만 3차례 한 사병에게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된 적 있고요.

지난 3월엔 욕설을 한 뒤 몸을 한번 밀친 사병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주로 언어폭력 수준의 범죄에도 내려지는 형량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전기충격도 상습적이었고 피해자가 몸을 떨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군 검찰은 애초에 가해자 1명에 대해 징역형을 구형했다면서요?

【 기자 】
네, 군 검찰은 가해자 김 모 상병에 대해 징역 6월을 구형했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신 것처럼 군사법원 1심 재판부는 벌금 200만 원만 선고했죠.

하지만, 군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습니다.

이를 두고군 법무관 출신 현직 변호사들은 "선고된 형이 구형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을 때는 항소를 하는 게 일반적인 업무 지침"이라며 문제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군 검찰이 과연 의지가 있었는지, 사건을 빨리 종결하려 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입니다.


【 질문3 】
사병들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간부들은 어떤 징계를 받았나요?

【 기자 】
네, 가해자들을 관리해야 할 해당 소대장과 대대장에겐 '구두 경고'가 내려졌습니다.

'구두 경고'는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정식 징계가 아니죠.

사실상 책임을 묻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피해자 김 모 일병은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했고 결국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아 군 복무를 중도 포기했습니다.

반면, 가해자들은 올해 만기전역했습니다.


【 질문4 】
육군 특수전사령부 내 전기충격을 통한 가혹행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9월에 알려진 전기고문에 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특전사 중사 한 명이 비상 발전기 전선을 후임 하사의 입에 물려 전류를 통하게 한 가혹행위가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 이후 가해 중사에겐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습니다.

물론 당시는 부사관 사이 사건이었고 이번엔 사병 간 사건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전기충격을 이용한 가혹행위였다는 점은 동일하기 때문에 군 지휘부에서 혹시 잘못된 관행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취재에 대해 육군은 앞으로 병영 내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가해자뿐 아니라 방조자도 처벌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재헌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