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당대회 코앞으로…힘의 균형 어디로 기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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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 전당대회/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을 결정지을 '8·27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대 결과와 이에 따른 당내 역학구도 변화를 두고 계파별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범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표심이 갈라지면서 이번 전대를 기점으로 이후 당 주도권이 '신(新)친문' 진영으로 쏠리느냐 아니면 이들을 제외한 범주류 진영으로 향하느냐의 기로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차기 지도부의 힘의 균형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후보 경선구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 잠룡들도 복잡한 심경으로 전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분산되는 주류…전대 후 주도권은 어디로
당 안팎에서는 그동안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였던 친노·친문 표심이 이번에는 추미애 후보와 김상곤 후보에게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선 추 후보는 친문 핵심 인사들과 문 전 대표 시절 영입인사들을 주축으로 하는 '신친문' 인사들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조를 맞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전대에서 추 후보가 승리하면 당의 무게중심이 신친문 인사들에게 순식간에 쏠릴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온라인 10만 대군'으로 불리는 지난해말 이후 온라인 가입 당원들 역시 추 후보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온라인 당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반면 김 후보의 경우 범친노·친문의 표를 나눠 갖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혁신위 중심 인사들이나 86그룹(60년대생·80년대학번), 기초자치단체장 등에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에는 신친문 진영보다는 구주류를 중심으로 한 범친노 진영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종걸 후보는 비주류 표와 호남 표의 결집을 시도하며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그동안 존재감이 사라져가던 비주류 진영이 대선경선 과정에서 한층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입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남 표는 김 후보에게 분산될 수 있는데다 친문성향이 뚜렷한 온라인 권리당원 중 3만5천여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역전극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文 심경복잡…다른 잠룡들 "'이대문' 될까" 촉각
우선 문 전 대표의 경우 전대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이번 전대가 결국은 '문심(文心) 잡기'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추 후보에 대해서는 김 후보와 이 후보 모두 "문 전 대표와 친문 세력에 기대서 전대를 치르고 있다"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주류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돼도 부담스러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문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주류 후보가 당선되면 너무 친문 일색으로 간다는 비난에, 비주류 후보가 당선되면 당원들이 주류 일변도를 거부했다는 지적에 각각 맞닥뜨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전대에 관여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대권주자들도 이번 전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특정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이대문(이대로가면 문 전 대표가 당의 후보가 된다는 뜻)'이 기정사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권주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자치단체장들과 사실상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김 후보와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추 후보가 될 경우 박 시장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견제와 균형이 맞춰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단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김 후보와 고리가 있지만, 안 지사와 가까운 한 인사는
김부겸 의원도 김상곤 후보를 돕고 있다는 소문이 물밑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한 대권주자와 가까운 인사는 "대권주자들이 이번 당권경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런 얘기들도 오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