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종필 전 총리 자택 예방 "安과 함께 냉면 먹자"
↑ 김종필/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9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서울 중구 청구동 자택으로 예방했습니다.
두 사람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고리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만큼 이날 회동은 정치권 안팎의 '호충(호남·충남) 연대론'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문화부 장관을 지낼 당시 총리였던 김 전 총리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두 손을 맞잡는 등 깍듯한 예우를 갖췄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잘 지내셨느냐"며 김 전 총리의 건강 상태를 물었고,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 전 총리의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를 언급하며 "저녁에 올 때면 사모님이 항상 저를 꽉 안아주셨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박 비대위원장에게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아주 좋다"며 덕담을 이어갔습니다.
김 전 총리가 "이제 큰 사람들이 다 죽었어. 금년에는 내가 죽을 판이야. 몸이 좋지가 않아"라고 하자 박 비대위원장이 "그래도 아주 좋으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김 전 총리와 박 비대위원장은 30여분간 비공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총리의 처남인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와 박양수 전 의원이 배석했습니다.
비공개 대화를 마친 뒤 김 전 총리는 박 비대위원장을 배웅하며 "내일 냉면을 먹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이 주말에 광주 일정이 있다고 하자 "그럼 서울에 돌아오면 안철수 전 대표도 데려와서 함께 냉면을 먹자"고 제안했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께서 나라를 굉장히 걱정하시면서 국민의당이 국민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지 확실히 설명하고 매일 국민을 설득하라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특히 안철수 전 대표의 설득이 가장 필요하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시기 전 얼마나 국민을 설득했느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라며 많이 걱정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저는 '안 전 대표가 지금 좀 미숙한 것이 있더라도 더 노력하면 된다. 특히 우리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비전에 대한 상당한 식견을 가진 지도자다'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국민을 확실하게 설득하지 못하면 국민은 뭘 하려는지 이해못한다"고 강조했다고 박 비대위원장은 전했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총리님은 전혀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배석하신 분들이 DJP연합 때처럼 뭉쳐서 좋은 정부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이 바라고 있다고 말하긴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총리가 안 전 대표와 함께 만나자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 전 총리께서 '현재 국민의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가 누구냐'고 물으셨다. 저는 '안철수, 손학규, 정운찬 이런 분들로 외연을 확대하고 문턱을 확 내리려고 한다. 새누리당이 친박-비박으로 나뉘고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 기간이어
지난 5월 방한 중 김 전 총리 자택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냐는 질문에는 "전혀 (반기문의) 'ㅂ'도 안 나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