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정병국·김용태, 여론조사로 후보 단일화 전격 합의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비박계(비박근혜) 정병국, 김용태 의원이 후보자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28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6명의 후보 난립으로 각개전투 양상을 띄던 당대표 경선 구도는 이번 비박계 단일화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정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충남 천안 새누리당 충남도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가 새누리당 혁신의 마지막 기회인만큼 당을 위기로 몰아넣은 특정 계파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개혁세력의 구심점을 만들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며 “새누리당 지지층 70%, 일반국민 30%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여론조사를 실시해 다수표를 얻은 단일후보만 29일 후보자 등록을 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는 2곳의 여론조사기관을 선정해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김 의원은 “두 사람은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고 새누리당 혁신을 위해 단일 후보가 당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함께했던 주호영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보인 끝에 협상에 실패했다. 주 의원은 “단일화의 명분이나 시기 및 방식을 놓고 견해를 달리한 부분이 있었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특정 계파가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등 계파대결 구도로 전당대회가 펼쳐지면 저도 차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당대회 레이스 중 2차 단일화를 통해 극적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과 김 의원의 단일화로 5명의 후보가 당권 경쟁을 하게된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레 친박계 후보 단일화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범친박계로는 이주영, 이정현, 한선교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공언했지만 각 후보 모두 확고한 ‘경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당대표 정책공약 발표에 나선 이주영 의원은 비박계 후보 단일화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계파 단일화는 결국 또 계파싸움을 하자는 이야기로 이거야 말로 반혁신이다”며 “계파싸움으로 다시 가면 새누리당은 결국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치, 안보, 민생 분야 28개 정책 공약을 소개했다. 주호영 의원 역시 이날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대표 상설 논의기구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이날 8·9 전당대회에 참여할 선거인단 34만7506명의 명단도 확정지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전당대회 대의원 9135명, 책임당원 선거인 28만9157명, 일반당원 4만1871명, 청년선거인단 8343명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 비해 14만 3164명이 증가한 수치로 당시보다 책임당원 숫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최종 확정된 선거인단 명부를 후보 등록일에 각 후보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 마감 후엔 후보자 기호, 합동연설회 정견발표 순서, 현수막 위치 등도 결정된다. 박 사무총장은 “후보 등록자들은 클린선거서약식에 참석해 어느때보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되도록 다짐할 예정”이라며 “29일 밤엔 당 대표 후보자 첫 TV토론회도 개최한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