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통해 다자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했으나 만만치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북한이 고립에서 탈출하기 위해 리 외무상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았으나 중국을 제외하고 반응은 냉랭했다. 리 외무은 ARF 기간 동안 개최국인 라오스에 방북을 요청했으나 라오스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리 외무상이 ARF 이후 라오스에 양자방문을 요청했지만 라오스가 스케줄 이유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장관의 양자 방문은 다자회의 참석차 외국을 찾는 것과 다르게 정부 수반 등 고위급 인사 예방, 오·만찬 등 공식행사 등이 포함된다.
북측 대표단은 5월 외무상 취임 후 첫 외국행에 나선 리 외무상의 고위급 인사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현재도 라오스 정부에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이 예정하고 있는 라오스 체류 기간이 28일께까지로 비교적 긴 것도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다.
리 외무상은 25일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겸 외교장관과 회담에서 각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싶다며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수치 장관은 답변을 회피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전했다. 교도통신은 수치 장관이 리 외무상과 회담을 하는 것 자체도 주저했다고 보도했다.
한·중 외교장관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를 둘러싼 냉기류는 이틀째 이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함께 참석했으날 별다른 인사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장에 먼저 들어와 있던 윤 장관 앞을 왕 부장이 약간 고개를 숙이며 그냥 지나갔고, 포토세션 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와 과련해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사드 배치 결정이 중국의 대북제재를 약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원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토론회에서 “강력한 북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추가 개별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사드와 관련해 중국의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북한의 정찰총국을 비롯한 대남 공작기관들이 해외를 방문하는 우리나라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10여개 테러조 실행조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공작기관의 이 같은 테러조 파견은 중국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출 이후 보복테러를 감행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현재 북한 공작기관들은 10개 이상의 테러조를 중국 단둥ㆍ선양 등지에 파견해 테러활동을 경쟁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지난 4월 말 중국 장백현에서 발생한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은 보위부가 파견한 테러조의 소행”이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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