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터 차 석좌교수 |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 개최를 전후로 한·중·일 등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러시아, EU 등의 외교 책임자들이 라오스 비엔티엔에 총출동해 북핵과 남중국해 이슈 등을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매일경제는 25일 미국의 대북 전문가 3명의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다. 이들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불만은 사드 배치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칼 베이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사드 배치가 북핵을 제지(제한)하려는 중국의 의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한국이 내리는 결정보다 중국의 안보 관점에서 북한에 대한 조치를 계속해 취할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너선 폴락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중국과 러시아 모두 사드 배치에 매우 비판적이긴 하지만 북핵과 북한 미사일 개발에 대한 불만과 답답함을 줄이는덴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사드로 악화된 한중관계를 용인할 것인지가 문제인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폴락 선임연구원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와 관련해 윤병세 장관에게 한 말은 (사드에 반발해) 중대한 행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지 않다”며 “한국측에 한중 관계의 중요함을 다시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교수는 “사드 때문에 중국이 대북 제재를 푼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사드를 배치한 이유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기 때문에 중국에겐 진퇴양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 제재를 풀면 미국과 한국에게 사드의 필요성을 더 높이는 것이고 결국 한국과 미국을 돕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윤 장관에게 사드 관련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제재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엄격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차 석좌 교수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예상된다”며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미국 등 외부적 변수보다는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 소장 또한 “북한은 어떠한 반대에도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며 “핵무기 발사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핵실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RF에서 가장 큰 이슈로 전망됐던 남중국해 문제는 오히려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로 미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커 소장은 “남중국해 이슈가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주로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다뤄질 것 같다”며 “공식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참가국 모두의 이익과 어긋나
차 석좌교수는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강경한 이유는)국내적 이슈와 시진핑 리더십의 스타일”이라며 “중국처럼 떠오르는 강대국은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하고 이런 점에서 확장적인 외교 정책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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