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로 냉각기였던 북중 관계가 다시 회복으로 돌아서는 걸까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주진희 기자!
이번에 북한의 외교 수장으로 등장한 리용호라는 인물은 귀에 익지 않은 인물인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 2년동안 북한의 외교 수장은 김정은의 집사라 불리는 리수용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리수용이 지난 5월 당 대회 때,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에 오르고, 외무상 자리에 리용호가 올랐습니다.
보통 수십 년이 지나야 겨우 당에 입성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굉장히 빠른 승진입니다.
리용호 외무상의 아버지는 김정일의 측근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본인은 평양외대를 나와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영국 대사를 지냈습니다.
이번 ARF가 외무상으로서 첫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리용호에게 이번 ARF가 가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가했더라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ARF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 포럼으로, 아시아의 주요 안보 이슈가 다뤄집니다.
현재 중요한 안보 이슈가 바로 북한의 핵 개발인 만큼, 리용호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북한의 우방국 러시아·중국, 그리고 대북 제재를 주장하는 미국·일본·우리나라도 참석해 이번에 리용호의 첫 외교 성적표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시작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숙박도 같다고요?
【 앵커멘트 】
네 그렇습니다.
남측 취재진의 눈에 띈 것도 바로 이부분입니다.
우선 리용호가 평양에서 출발할 때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전송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어 라오스에선 왕이 부장과 리용호가 나란히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왕이 / 중국 외교부장
- " (리용호와) 같은 비행기를 탔고,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회담 계획 있나요?) 우리가 알려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이 둘의 숙소도 같은 곳인데, 돈찬팰리스라는 중국계 호텔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리용호의 첫 다자외교 데뷔라 그런지,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취재진 카메라를 손으로 가로막거나 경호원이 거칠게 밀치는 등 공개적인 외교행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이 중국과 친밀한 모습을 과시하며 도착했는데, 우리측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윤병세 외교장관도 왕이 부장과 만났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저희 외교라인도 발빠르게 움직여 도착하자 마자, 윤병세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을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사드 배치로 양측은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왕이 부장은 북한과의 회담이 가능하다며 다시 여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남북 외교전이 점차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 기자 】
네, 이번 ARF는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에서 열리는 만큼 외교전도 더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측은 비핵 메시지를 의장성명으로 담고자 하지만, 의장국인 라오스가 협조적일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 리용호가 도착한 첫날 라오스 총리와 만찬을 가진 것도 심상치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