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냐향욱 전 정책기획관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보고했다. 하지만 나 전 기획관이 지난 11일 열린 교문위 회의에서 말한 내용과 조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의문점만 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도 조사 결과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2015 회계연도 결산을 위해 열린 교문위에서 “나 기획관이 과음한 상태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조사 내용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얼렁뚱땅 만든 보고서”라며 “발언이 나온 자리에 있던 해당 기자가 조사에 응하지 않아 결과의 한계를 의심하게 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 조사는 백지화하고 여야 의원 각각 한명과 교육부 인사 한명 등 3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교육부 간부 언론보도 관련 자체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교육부 조사관은 “피조사자(나 전 기획관)가 언쟁이 심해져 본인의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는 하나, 과음한 상태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도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이한 대응으로 발언이 기사화 됐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교육부는 회의 시작 당시 이 보고서를 상임위원들에게 배포하지 않아 비판을 사기도 했다.
김병욱 더민주 의원은 조사 결과에 대해 “과음 중이었다는 단어를 쓰려면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객관적인 서술이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장관은 “중요한 내용은 아니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 구두 발표에 따르면 나 전 기획관은 발언 당일 저녁자리에서 폭탄주 8잔과 소주 11잔을 마셨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11일 교문위 회의에서 나 전 기획관이 스스로 “그날 폭탄주 4~5잔을 마셨다”고 말해 ‘말바꾸기’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회의에서 나 전 기획관은 “평소 주량은 소주 1병”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난 회의에서 이승복 교육부 대변인은 “소주 맥주 합쳐서 10병 정도 마셨다”고 했다. 나 전 기획관, 이 대변인, 이재력 홍보담당관 3명이 마셨다고 14일 교육부가 밝힌 술의 양은 폭탄주 22~23잔과 소주 23잔이다.
아울러 이 장관은 본인 거취에 대해 11일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저도 그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날 교문위에서는 “지금 현재 추진중인 교육 개혁들을 차질 없이 완수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했다. 사퇴를 안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날 교문위는 시작 1시간만에 정회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아 조기 산회했다. 야당 위원들이 의사진행발언 시간 중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장우 새누리당 간사는 정회 전 “위원장이
유성엽 위원장은 이후 “정회되는 과정을 돌아보면 제 불찰이 있었다”며 “위원과 부처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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