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도권에 있는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부대. 부대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레이더로 향하는 길에는 부대 내부인데도 펜스가 쳐 있었다. 취재진을 안내하는 군 관계자는 “교범에 따라 레이더가 작동하면 이 펜스 안으로는 인원이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부대 장병들이 레이더 전자파의 영향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조치다.
광대역 전자파 측정기를 레이더 전방 20m 위치에 세워두고 취재진과 국방부 및 군 관계자들이 둘러서 수치를 주시했다. 레이더를 가동하기 시작하자 수치가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레이더 빔은 아래쪽은 지면과 거의 수평으로 발사된다. 레이더가 약 3∼4m 높이의 받침대 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재진 머리 바로 위로 레이더 빔이 지나가는 상황인 것이다. 사드 레이더가 성주읍 상공을 지나갈 때 지역 주민에게도 유사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가정해 측정을 한 것으로 보였다.
레이더빔 등 전자파는 주변으로 사이드 로브(side lobe)가 발생한다. 전자파는 직진하지만 지정된 방향 이외에 다른 방향으로도 조금씩 나가게 된다. 측정기는 사이드 로브의 강도가 레이더와 거리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 지 측정했다. 레이더 전방 20m 지점에서 사이드 로브에 따른 전력 밀도의 최대치와 평균치는 각각 0.2826W/㎡, 0.0735W/㎡였다. 국내 전파법상 전자파의 인체 노출 허용 기준은 10W/㎡다. 패트리엇 레이더 바로 앞에서 측정된 전자파의 최대치도 허용치의 2.8% 수준에 그친 것이다. 패트리엇 레이더에서 40m 떨어진 지점에서는 전자파 최대치와 평균치가 각각 0.0877W/㎡, 0.0313W/㎡으로 측정됐다.
패트리엇 레이더의 안전 거리가 끝나는 지점인 전방 120m 지점에서는 전자파 최대치와 평균치가 각각 0.0336W/㎡, 0.0065W/㎡였다.
레이더 바로 앞의 전자파 수준이 허용 기준의 3%에도 못 미치는 만큼, 산 아래 인구 밀집 지역에는 전자파 피해가 없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우리 군이 레이더를 그만큼 안전하게 운용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의 경우 레이더가 설치될 고지대 밑으로는 인가가 보이지 않는다”며 “약 1㎞ 앞에는 산이 있고 그 너머에 민간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드 레이더의 사이드 로브가 민가까지 도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들끓는 성주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방문해 주민 설득에 나선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이 성주 군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성주를 찾을 예정”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가 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전날 사드 배치 항의차 상경한 성주 군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성주 현장에 가서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성주를 찾으면 주민들을 상대로 사드 레이더가 내뿜는 전자파가 기지 밖에서라면 인체에 무해하고 참외 등 농작물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성주군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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