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사드배치를 발표하던 시간에 한가로이 강남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사실이 확인된데 이어 교육부 고위공직자의 막말 발언 논란이 확산되는 등 느슨해진 공직기강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 시기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당초 박 대통령 휴가 이후인 8월초께로 예상됐던 개각 시기가 공직기강 다잡기 차원에서 이달중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일제히 윤 장관과 교육부 고위공직자 문제를 강력 비판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10일 “집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공직기강과 관련한 논란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며 “부처별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겠지만,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분위기를 일신하는 방법으로 개각도 고려사항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가뜩이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박 대통령 국정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은데 공직기강까지 문제가 되자 더더욱 고민이 깊어졌다”며 “(개각) 시기는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 결심에 따른 것이어서 이달일지 다음달일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임기 후반 국정동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시점인건 맞다”고 덧붙였다.
올해 5월과 6월에 걸쳐 비서실장 등 청와대 개편이 마무리되자 청와대 안팎에선 8월초 개각론이 고개를 들었다. 과거 박 대통령이 휴가 직후 크고 작은 인사를 단행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올해도 8월초 개각이 있을 것 같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취임 첫해인 2013년 휴가 이후, 박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고 2014년 여름 휴가를 끝내고 복귀한 후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일부 부처 개각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박 대통령은 휴가 직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일부 부처 개각과 함께 일부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교체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8월초 개각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돼 왔으나, 최근 잇달아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서둘러 단행될 수 있다는 견해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빠르면 박 대통령이 몽골 순방길에 오르는 14일 이전 또는 몽골 순방 직후(7월 하순), 늦어지면 휴가 직후인 8월초 정도가 ‘예상 시기’로 거론되고 있다.
개각 대상은 미래부·고용노동부·문화부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외교·환경·농림 등 장수 장관들 거취도 주목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 신뢰가 높아 이번에도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사드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 쇼핑 논란이 변수로 떠올랐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거취도 가습기 살균제 논란과 관련해 관심을 끈다.
한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해 “해당 공직자들을 직접 조사하고 중징계를 포함해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병세 장관이 사드 배치 발표 시점에 백화점에서 양복을 수선을 하고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윤 장관이 쇼핑을 즐기던 그 시점은 중국과 러시아의 즉각적인 반발이 나오려고 하던 중차대한 상황이기에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며칠전 찢어진 옷을
[남기현 기자 / 박승철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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