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최근 불거진 ‘가족채용 논란’을 이유로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에 내정된지 이틀만에 자진 사퇴했다.
지상욱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부구욱 위원장께서 (자진 사퇴의) 뜻을 전달해왔다”며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면이 없지 않으나 윤리위원회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정을 철회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부 총장은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학협력 자문변호사로 위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을 당 윤리위원장마저 ‘가족채용’이라는 꼼수를 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산대 이사장은 부 총장의 아내가 맡고 있다.
부 총장의 인사 낙마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 쇄신 분위기를 주도하려던 김희옥 위원장 체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국회의원의 품행과 윤리의식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서 품격있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신속하게 실행하도록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부 총장의 자진사퇴로 당 윤리위 출범이 불투명해지면서 이같은 혁신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부 총장 자진사퇴와
친박계인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도 5촌 조카를 수행 보좌관으로 채용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1일 면직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