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개헌에 유승민 복당 결정까지…靑 국정운영 '먹구름'
↑ 사진=연합뉴스 |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일 터져나오는 대형 악재로 박근혜 정부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여권의 텃밭인 영남의 지역 정가가 둘로 쪼개진 가운데 20대 국회 시작부터 개헌 논의에 불이 붙으면서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의 역점 과제 추진을 위한 동력을 살리는 데 애를 먹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1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승민 의원 복당 결정이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부르며 사실상 파문했던 유 의원을 복당시킨 것은 당청 관계가 흔들린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면서까지 복원하고자 했던 당청 관계와 대 국회 관계가 삐걱거린다면 국정과제 추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유 의원을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다수가 일괄 복당함으로써 당장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친박'(친박근혜)의 당권 장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도 중대 변수입니다.
유 의원이 비박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 직접 당 대표로 출마해 후보 난립 양상을 보이는 친박계의 당권 플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어서입니다.
당권이 비박으로 넘어가거나 전대 과정에서 심각한 파열음이 노출될 경우 가뜩이나 여소야대 국면인 20대 국회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마저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동력을 상당 부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청와대 주요 참모진조차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해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을 만큼 은밀하게 진행된 복당 논의 과정에 대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럼에도 '친박 대 비박' 구도의 여당 내 계파싸움에 대해 냉랭한 여론이 지난 4·13 총선에서 확인됐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대놓고 당 운영에 개입하거나 '훈수'를 두기도 어려워 더욱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정연국 대변인이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 복당 결정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당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청와대는 유 의원 복당 파문을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악재로 판단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를 의식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과 부산 사이의 첨예한 갈등 사안으로 부상한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가 다음 주중 발표될 예정이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중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지역 사회는 물론 여권 내에서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돼서입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도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해 부산시장 보궐선거기 치러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배출된 만큼 만약 보궐선거를 하게 된다면 부산시장마저 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아울러 정세균 국회의장이 재점화한 개헌 논의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잇따라 찬성 의견이 쏟아져나와 그야말로 '블랙홀'처럼 개헌론이 경제 등의 다른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 중입니다.
청와대는 선(先) 경제활성화 원칙에서 개헌론을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터져나오는 개헌 논의를 현실적으로 제어할 힘이 없다는 것이 딜레마입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21일로 예정된 국무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복당 사태
이에 대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등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 묵묵히 갈 뿐"이라며 "복당사태 등 당내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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