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가 22년 동안 지각 개원을 한데 이어 20대 국회 역시 법정시한인 7일 원 구성에 실패하면서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입법부의 자율성을 존중해 국회에 원 구성을 맡겨뒀지만 22년간 지각이 계속된 이상 강제 규정을 통해 근본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원 구성이 돼서 국회가 일을 할 때까지 의원들에게 세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7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원 구성이 제대로 안 지켜질 때에 대한 벌칙이 있어야 한다”며 “협상이 될 때까지는 세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협상 실패를 직무유기로 봐서 세비에서 일정 부분을 공제한다든가 하는 방식을 국회법에 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19대 국회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발의됐지만 자동폐기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여론의 압력을 가해 아예 법제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장 선출 방식도 좀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국회법15조 1항과 2항은 각각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국회의장) 선거는 국회의원총선거후 최초집회일에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직 배분까지 한꺼번에 논의되면서 협상이 꽉 막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먼저 국회의장 선출부터 할 수 있도록 정해진 날에 각 교섭단체가 후보를 한 명씩 내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법정시한까지 협상이 안되면 의석수를 가장 많이 확보한 원내 제 1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도록 명문화하자는 지적도 나온다. 17~19대 국회에선 집권여당이 재적 과반을 차지한 다수당이 돼서 분쟁의 소지가 없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여소야대에 집권당이 2당으로 전락하면서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국회의장 직이 어느 당 차지가 될지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서로 이를 가져가겠다고 싸우면서 그 대가로 핵심 상임위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정희 고려대 교수는 “국회의장은 1당이 맡는 것이 순리”라며 “계속 협상이 안 될 때를 대비해 이런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임위 배분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법에 아무런 규정이 없어 원 구성을 할 때마다 서로 좋은 상임위를 가져가겠다고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의석수 비율에 따라 교섭단체별로 할당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협상에 따라서는 이 이상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걸핏하면 ‘벼랑 끝 전술’이 사용되곤 한다. 이에 따라 관행을 아예 법제화하거나 미국처럼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직을 독식하게 해 분쟁의 싹을 자르는 것도 방법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조원빈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의원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제인 만큼 국정에 대한 책임성을 갖게 될 수 있어 검토해볼만 한 방법”이라며 “다만 권한 집중으로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임위원장 선출방식도 본회의 대신 상임위에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임위원장을 단순히 다선 의원이 차지하다보니 전문성도 없고 위원장 자리를 위해 상임위를 옮기는 다선 의원도 많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회의장이나 상임위원장 배분이 여야 합의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종의 ‘대리 체제’로 국회를 정상 가동하는 방법도 있다.
국회의장은 최다선 의원이 대리를 맡아 본회의를 진행하면 된다. 상임위원회의 경우 위원을 먼저 배치해 업무를 시작하고 상
[신헌철 기자 / 우제윤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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