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오는 12~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공세적 대북 포위·압박 외교를 이어간다.
쿠바에서 돌아온지 불과 6일 만에 다시 북한의 ‘맹방’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다. 윤 장관은 러시아에서 한·러 간 북핵 대응 공조 방안을 모색하고 양측 간 이견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윤 장관은 모스크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방문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윤 장관은 13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며 “(회담에서)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 증진방안과 북한·북핵 문제 등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대변인은 “(윤 장관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최근 이란, 우간다 및 쿠바 방문 등 일련의 글로벌 대북 압박외교의 모멘텀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북한 노동당 7차 당대회 전후로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들에게 바짝 다가서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윤 장관은 이란·우간다·쿠바 등 북한의 외교 거점국들을 잇따라 방문해 ‘북핵불용’ 입장 표명을 이끌어내면셔 해당국과 북한의 유대를 약화시키는데 외교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북한도 5차 당대회 이후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아프리카 우방국인 적도기니에 파견해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며 고립탈피를 위한 방어전에 나섰다. 북한은 노동당의 핵실 실세들인 당중앙위 부위원장(옛 당 비서)들을 쿠바와 중국, 라오스·베트남에 보내 사회주의 ‘형제국’들을 다잡고 있다.
윤 장관은 이번 방러를 통해 올들어 한국에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 러시아를 설득해 유엔결의 이행과 북핵공조를 이뤄내야 할 과제를 안았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숙제를 갖고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를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기조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동북아평화협력구상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실현을 위한 핵심 협력국으로 상정해 공을 들였다. 러시아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을 넘어 사실상 북한의 제1 외교·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것도 정부로서는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이었다. 전직 안보부처 핵심관계자는 “현 정부가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추진했던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방점도 북한이 아닌 러시아에 찍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러시아 중시 외교기조는 올해 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어그러졌다. 정부는 지난 3월 유엔결의 채택 이후 해운제재를 포함한 고강도 대북 독자제재안을 발표해 나진-하산 협력사업의 제도적 기반을 없앴다. 러시아는 유엔 결의 채택 직전 나진-하산 사업에 대한 예외 규정을 관철시키며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한국 측의 단호한 제재로 김이 샜다.
러시아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 협의에 착수한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해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재차 강한 반대 뜻을 밝혔다.
윤 장관은 이번 방러때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박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방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양자 차원의 러시아 방문은 없었다. 이에대해 청와대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게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외교안보 라인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국·러시아 관계가 미묘해진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러시아가 북핵 6자 회담 멤버인데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대북 제재와 관련해 러시아측의 확실한 지지를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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